비의료인 문신 시술, 33년 만에 합법화…“K-타투 세계화 발판” 기대와 우려 교차

비의료인의 문신(타투) 시술이 마침내 합법화됐다.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의료 행위’로 규정한 이후 33년 만에 내려진 역사적 변화다.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문신사법’을 재석 202명 중 찬성 195명,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이 법은 문신과 반영구 화장을 모두 ‘문신 행위’로 정의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문신사로서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문신 제거는 금지되며,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의 없이는 시술을 받을 수 없다.

문신사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마침내 당당한 전문 직업인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K-타투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문신사단체는 같은 날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자체 윤리위원회 설치, 불법 행위 시 자격 박탈 등 강력한 내부 규범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법안 발의자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 안전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고, 문신사는 합법적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며 “K-타투가 새로운 문화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문신은 기본적으로 피부를 뚫고 염료를 주입하는 의료 행위”라며 “안전을 위해 의협이 교육과 관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치과의사·한의사 등의 시술에 대해서도 “면허 범위를 벗어난 행위는 허용돼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문신사법은 공포 후 2년 뒤부터 시행되며, 시행 이후 2년간은 기존 종사자들을 위한 임시 등록 절차가 마련된다. 이로써 불법의 영역에 머물렀던 국내 문신 시술은 제도권으로 편입되지만, 안전과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개그계 대부’ 전유성, 향년 76세로 별세…한국 코미디의 큰 별 지다

한국 코미디의 산증인이자 ‘개그계 대부’로 불리던 전유성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전유성은 25일 오후 9시 5분 전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폐기흉 악화로 별세했다. 고인은 과거 폐렴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고생해왔으며 최근에는 폐 일부 절제 수술을 받은 뒤에도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1969년 TBC 「쑈쑈쑈」의 작가로 방송계에 발을 들인 전유성은 곧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유머 1번지」, 「개그콘서트」 등 수많은 인기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한국식 개그의 뿌리를 다졌다. 희극인이 ‘코미디언’으로 불리던 시절,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며 대중문화 용어의 변화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후배 양성에도 앞장섰다. 2001년 창단한 ‘전유성의 코미디시장’을 통해 신인 개그맨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했고, 수많은 스타 개그맨들이 그의 문하에서 배출됐다. 이 때문에 후배들 사이에서 ‘개그계 대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아왔다.

생전에는 예원예술대 교수, MBC 라디오 「여성시대」와 「지금은 라디오시대」 MC 등 방송과 무대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건강 이상설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며, 지난달 부산코미디페스티벌 부대행사에도 불참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고인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지며, 생전 활발히 활동했던 KBS 일대에서 노제가 예정돼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유족으로는 딸 제비 씨가 있다.

한 세대의 웃음을 책임졌던 거장의 별세 소식에 방송계와 후배 개그맨들은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화, 9위 두산에 충격의 완패…‘미리 보는 KS’ 앞두고 경고등 켜졌다

한화 이글스가 9위 두산 베어스에 완패하며 선두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리는 LG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한화는 두산에 0-7로 완패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잭 로그가 8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케이브·김재환·양석환이 잇따라 홈런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반면, 한화는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4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고 타선마저 침묵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승리한 두산은 시즌 59승 6무 75패를 기록하며 한화전에서 9승 1무 6패 우위를 점하고 시즌을 마쳤다. 특히 이날 승리로 잭 로그가 3전4기 끝에 팀 내 첫 1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대로 한화는 최근 2연패에 빠지며 시즌 80승 3무 55패에 머물렀다. 같은 날 LG 트윈스가 롯데를 꺾으면서 두 팀의 승차는 2.5경기에서 3.5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단독 1위 탈환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경기는 초반부터 두산의 흐름이었다. 1회말 케이브가 와이스의 직구를 공략해 좌월 솔로포로 포문을 열었고, 2회에는 수비 실책을 틈타 두 점을 추가했다. 5회말에는 김재환이 스리런 홈런을, 이어 양석환이 백투백 솔로포를 터뜨리며 한순간에 승기를 가져왔다.

한화는 타선 전체가 두산 투수진에 꽁꽁 묶였다. 리베라토와 문현빈이 안타를 기록했지만 득점권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200탈삼진 투수’ 와이스는 이날 기록을 세웠지만 조기 강판으로 빛이 바랬다.

한화는 26일부터 대전에서 LG와 시즌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1위가 사실상 가려진 가운데, 한국시리즈를 앞둔 리허설 성격의 경기에서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가 최대 관건이다. 반면 두산은 같은 날 NC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잔여 경기에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보성 바다의 비극”…연쇄살인마 어부 오종근, 옥중 최후 맞이하다

2007년 전남 보성 앞바다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보성 어부’ 오종근이 2024년 7월 광주교도소에서 8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4명을 무참히 살해하고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국내 최고령 사형수로 불렸던 그의 죽음은 사건의 종결을 의미했지만, 피해자 유족과 사회에 남긴 상흔은 여전히 깊다.

오종근의 범행은 2007년 여름, 두 차례에 걸쳐 벌어졌다. 그는 “어장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20대 대학생 커플과 여행 온 여성 두 명을 배에 태운 뒤 바다 한가운데로 데려가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순식간에 바다로 밀려 떨어졌고, 배에 오르려 발버둥치는 순간에도 그는 삿갓대(갈고리 달린 막대기)로 무차별 공격해 숨지게 했다.

당시 수사는 난항을 겪었으나, 피해자가 남긴 문자 메시지와 한 어부의 그물에 걸린 디지털카메라가 결정적 증거가 됐다. 카메라 복원 사진에는 오종근이 바다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고, 그의 거짓 진술은 무너졌다. 결국 그는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1심부터 대법원까지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고도 그는 끝내 집행되지 않았다. 교도소에서 노년을 보내던 오종근은 “배 태워 준 것밖에 죄가 없다”며 억울함을 주장했으나, 반성 없는 태도는 오히려 국민적 공분을 키웠다.

그의 범죄는 가족에게도 치명적이었다. 큰아들은 부친의 만행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내와 딸들은 연을 끊은 채 뿔뿔이 흩어졌다. 오종근의 죽음은 교도소 담장 안에서 끝났지만, 피해자들의 짧은 삶과 유족들의 고통, 그리고 사회가 겪은 충격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보성 어부 살인사건’은 단순한 흉악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가 범죄자에 대한 형벌과 사형제 존치 여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소비쿠폰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2차 지급 둘러싼 혼란과 희비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신청 첫날 비교적 원활한 진행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지급 기준을 둘러싼 불만과 안내 혼선은 여전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소비쿠폰 지급에는 사흘 만에 약 1858만 명이 참여, 전체 대상자의 40% 이상이 신청을 마쳤다. 특히 전남은 신청률이 45.9%로 가장 높았던 반면, 제주(35.8%)와 강원(38.6%)은 다소 저조했다. 지급액만 1조 80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초기 반응은 뜨겁다.

 하지만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 강남구 주민센터를 찾은 이연순(76) 씨는 “월 56만 원 국민연금이 전부인데, 집이 있다는 이유로 소득 상위 10%라니 이해할 수 없다”며 발길을 돌렸다. 은퇴 후 집 한 채만 보유한 고령층, 아직 내 집 마련을 못한 고소득 청년층 등 다양한 계층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소득 하위 90% 가구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금융소득, 재산세 과세표준 등이 주요 기준인데, 이로 인해 자산은 없지만 소득이 많은 청년층, 반대로 소득은 적지만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은퇴 가구가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강남의 고가 아파트 소유자조차 ‘공시가격 기준’에 따라 지급 대상에 포함되는 반면, 전세로 사는 청년 고소득자는 배제되는 모순이 지적된다.

 신청 과정의 불편도 여전하다. 일부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에선 접속 지연이나 안내 메시지 불분명으로 혼란이 발생했고, 출생연도 요일제를 착각해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1차 지급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요일제 예외를 허용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며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자영업자들의 기대와 우려도 교차한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장사가 잘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1차 때도 잠깐 반짝했을 뿐 지속 효과는 없었다”는 냉담한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7월 첫 지급 직후 소매판매는 늘었지만, 8월엔 매출이 다시 줄었다는 상인들의 증언이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의 단기 경기 부양 효과는 분명하지만, 형평성 논란과 제한적인 효과로 정책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선별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비 진작을 넘어 장기적 민생 안정 대책과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법도박에 음주운전까지…여친 신고로 덜미 잡힌 개그맨 이진호

 불법도박 혐의로 이미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개그맨 이진호(39)가 또다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번에는 음주운전이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한 인물이 그의 여자친구였다는 것이다.

 24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진호는 이날 새벽 3시경 인천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경기 양평군 자택까지 약 100㎞를 직접 운전하다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웃돌았다. 경찰은 이진호의 요구에 따라 채혈 검사를 추가로 진행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고자는 다름 아닌 그의 여자친구였다. 두 사람은 술자리에서 언쟁을 벌였고, 이후 이진호가 차량을 몰자 여자친구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인천경찰청은 사건을 접수한 뒤 양평경찰서와 공조해, 결국 자택 인근에서 대기하던 경찰이 이진호를 검거했다.

 이진호의 소속사 SM C&C는 공식 입장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이진호 본인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 없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법적 처분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진호는 2005년 SBS ‘웃찾사’로 데뷔해 tvN ‘코미디 빅리그’, JTBC ‘아는 형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스스로 불법도박 수사 사실을 고백하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그는 BTS 지민을 비롯해 연예계 지인들에게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아 논란이 커졌고, 사건은 현재 검찰 보완 수사 단계에 있다.

 연이은 범법 행위와 추락한 이미지로 인해, 이진호의 연예계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공인의 반복된 일탈에 대중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카톡, 메신저 맞아?”…대대적 개편에 불만 폭주, ‘업데이트 차단’ 확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지만, 정작 사용자들 사이에선 반발 여론이 거세다. 메신저 본연의 단순 기능보다 SNS화된 화면 구성과 광고 확대가 눈에 띄면서 “카톡이 왜 이래”, “절대 업데이트 하지 마라”는 목소리가 온라인을 도배하고 있다.

2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이프(if) 카카오 2025’를 통해 카카오톡의 구조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친구 탭이다. 기존의 단순 목록형에서 벗어나 사진·영상·게시물이 타임라인 피드 형태로 표시되며, 이용자는 친구의 프로필 변경 내역을 인스타그램처럼 한눈에 보게 된다. 또 채팅방 폴더 정리, 메시지 수정 기능, 숏폼 영상 탑재, AI 요약·검색 등 기능도 대거 추가됐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우선 친구 탭 개편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메신저에서 남의 프로필을 억지로 보게 만든다”, “SNS 짝퉁 같다”는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업무용 연락처나 잘 알지 못하는 지인의 프로필 변화가 화면 가득 표시되면서 피로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광고 노출 문제도 불씨가 됐다. “피드 중간 광고가 친구 게시글처럼 보여 헷갈린다”, “광고 크기까지 커졌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숏폼 기능 역시 논란거리다. “메신저가 아니라 틱톡을 따라가려는 것이냐”, “원치 않는 영상을 강제로 보게 된다”는 불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그 결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끄는 법’, ‘업데이트 롤백 가능 여부’ 등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이미 업데이트한 사용자들은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더 괴롭다”고 토로한다.

반면, 일부 기능은 호평을 받는다. 메시지를 24시간 이내 수정할 수 있는 기능, 보이스톡 녹음·텍스트 변환·AI 요약 기능 등은 업무와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챗GPT를 채팅창에서 직접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은 생산성 도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처음엔 낯설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더 자유롭고 편리한 대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개편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카카오톡의 정체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본다. 해외에서도 스냅챗, 인스타그램 등이 무리한 개편으로 역풍을 맞은 전례가 있다. 반면 왓츠앱은 메신저 본질을 강화하며 성공적으로 진화한 사례다. 한 IT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메신저 본연의 정체성을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향후 사용자 수용성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개편은 ‘AI 기반 생활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노린 카카오의 승부수다. 다만 이용자들의 반감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카톡의 지위를 위협하는 결정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카드 해킹, 집단소송 본격 돌입…최대 1조5천억 배상 가능성

롯데카드의 297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집단소송으로 번지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법무법인 도울을 중심으로 단체 행동에 나섰으며, 인당 최대 5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보안사고를 넘어 제도 개선 논의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3일 ‘롯데카드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6500명 이상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카페 운영진은 여러 법무법인 가운데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해 도울을 추천했다. 도울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도 참여한 바 있는 대형 로펌으로,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자 모집에 나섰다.

도울은 개인정보만 유출된 경우 인당 30만 원, 카드번호 등 신용정보까지 유출된 경우 최대 50만 원을 청구할 계획이다. 전체 피해자 297만 명이 모두 소송에 나설 경우 배상액은 최대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소송 참여 비용은 1심 착수금과 인지대 등을 포함해 인당 2만 원이며, 승소 시 성공보수는 판결금액의 9%로 책정됐다.

피해자들은 롯데카드가 2017년 이미 패치가 배포된 오라클 웹로직 서버 취약점을 방치하고, 국제 보안 표준(PCI DSS)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법무법인 지향도 별도로 서울중앙지법에 1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다. 이날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현재까지 부정거래는 없었다”며 “2차 피해 발생 시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야는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 역시 “보안 투자 부족을 인정한다”며 피해자 보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 부의장은 ‘소비자집단소송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소비자단체나 한국소비자원이 원고가 되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반복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보안 문제를 넘어 기업의 관리 책임, 소비자 권리 보호, 그리고 제도적 보완까지 아우르는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독자 165만 유튜버, 음주측정 거부 후 도주…새벽 현행범 체포”

구독자 165만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하고 도주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3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30대 남성 유튜버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전 3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술에 취한 채 차량을 운전하다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한 채 차량을 도로변에 세우고 약 300m가량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뒤따라 추격한 경찰은 곧바로 A씨를 제압했지만, 체포된 이후에도 A씨는 여러 차례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완강히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165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의 신병을 확보한 뒤 정확한 사건 경위와 당시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음주측정을 거부할 경우 실제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른 처벌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 내려질 수 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도주 과정, 그리고 추가적인 법 위반 여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지닌 유튜버의 음주운전 논란이 불거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 경각심을 잃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 백신 후 뇌출혈 사망…법원 “정부, 유족에 피해 보상해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뇌출혈로 사망한 시민의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피해 보상을 인정했다.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더라도 합리적 개연성이 확인되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고(故) A씨의 배우자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 피해 보상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1년 12월 28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지 2시간 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그는 두개내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갔으나, 일주일 뒤인 이듬해 1월 4일 끝내 숨졌다. 생전 뇌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던 그는 치료 과정에서 뒤늦게 희귀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유족은 국가에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사망 원인은 두개내출혈이며 백신 접종과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에 소송을 제기한 유족 측은 “접종 직후 발병한 점을 고려할 때 백신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망인은 접종 전 모야모야병과 관련된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두개내출혈이 접종과 무관하게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접종 후 발열·혈압 상승이 뇌혈류 변화를 일으켜 모야모야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연구에서도 접종 후 모야모야 환자의 뇌출혈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됐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코로나19 백신이 긴급 절차로 승인된 점을 언급하며 “백신 접종 후 발생 가능한 피해와 그 확률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백신 안전성에 대한 완벽한 과학적 입증이 없더라도 피해자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판결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 보상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 범위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유사 사례에서 피해자 구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